드림 연성 백업

악마가 영혼을 갈구하는 이유(알런덱스) [어마금 인덱스 외사랑 드림]

풍기양 2020. 2. 26. 04:48

악마가 영혼을 갈구하는 이유

 

인덱스 외사랑 드림 소설 (알런 리비우스인덱스)

BY.선풍기 (coka0708)

 

-오리주(드림주)와 원작의 캐가 엮어진 드림소설입니다.

-원작하고는 관계가 없습니다.

-신약 미정발본 스포 있습니다.

-소주제는 이제부터야’(드림 깜작상자 전력 2회 주제)

 

 

 

언젠가 내게 했던 말 기억해요?

그때의 당신, 참 눈부셨잖아요.

 

나의...

 

내가 당신을 알아요.

 

영국에서의 일이 끝난 후, 인덱스는 카미조 토우마를 따라 학원도시로 돌아왔다. 여러 가지의 일이 있었으나, 인덱스는 떨리던 소년의 목소리에 분명한 목소리로 답했다. ‘우리들이 있을 곳으로 돌아가자. 그리하여, 인덱스는 학원도시로, 바꿔 말하자면 카미조 토우마의 곁으로 돌아온 것이다. 자신이 기억하는, 단 한 명의 파트너 곁으로.

 

‘완전 기억능력’이라는금서목록이라는 신분과 함께 추억을 잊어야 하는 의무를 하사했다. 그녀와, 실력 있는 마술사인 그녀의 파트너들을 묶어두기 위해서. 하지만 더 이상 소중한 것들을 잊지 않게 해 준 이가 있었기에, 그런 구원자가 지키려던 곳이 바로 학원 도시니까.. 아니. 사실은, 그녀 안에서 이미 소년의 존재는 이전의 것들보다 더 무거워졌을 것이라고, 인덱스는 생각했기 때문에. 앞에 아마도, 라는 가정을 붙여야만 한데도.

 

그래서 인덱스는 학원도시로 돌아왔다. 아크비숍(최대주교)아크 비숍(최대 주교)의 실체로 인한 영국 청도교의 혼란을 틈타, 다시 제자리로.

 

그러나 소녀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카미조 토우마가 자의였든, 타의였든, 영웅 짓을 했든, 남의 환상을 부셨든, 세계를 지켰든, 또 다른 자신을 부셨든지 간에 그는 평범한 학원도시의 고등학생이었다. 따라서 수업 일수가 무척이나 부족했으며, 긴 영국 일정에 쉴 여유도 없이 학교에 가서 보충수업을 받아야 했다.

 

그랬기에, 인덱스는 (남자)(남자) 기숙사에 혼자 남았다. 언제나 그랬듯이. 평소처럼.

 

토우마....”

 

소녀는 텅 빈 집안에서 답이 없을 이의 이름을 읊는 것에는 익숙했다. 자신의 발목에서 위로하듯이 제 뺨을 부비는 삼색 고양이의 턱을 쓰다듬으며 애써 웃어 보이는 것도, 이미 오래된 버릇 중 하나였다.

 

하지만

 

냉장고에 아무것도 없잖아! 우으으으.... 배고파~ 이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지도...”

 

소녀는 (대다수는 인덱스 자신으로 인해) 비어있는 냉장고에는 언제 봐도 익숙해지지 않았는지 주린 배를 잡고는 한숨만 푹 내쉬었다. 평소 같으면, 식기만 들고 옆방이나 이 건물 내를 배회하다 만나는 뱅글뱅글 돌아가는 원형 청소로봇을 탄 메이드가 차려 준 밥을 먹었을지도 모르지만...

 

흠흠, 스핑크스! 집 잘 보고 있어야 해?”

 

오늘의 인덱스는 좀 다른 기분이었다. 오랜만에 그가 친애하는 이 도시 내를 돌아다니고 싶은? 아니, 사실은 햄버거라는 걸 다시 먹어보고 싶은! 그런 모험심과 의지가 그녀를 현관문 밖으로 나오게 했다. 돈이라면 있었다. 토우마가 어쩐지 힘줘서 잘 놓지 않았던 머니 카드라는 게 그녀의 자그마한 손에 꼭 들려 있었다.

, 필요할 때만! 써야 해!’라는 그의 당부가 있었던 것도 같은 기분이 들지만,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인 식욕을 해결하는 데 쓰는 것이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인덱스는 희미한 콧노래까지 부르며 거침없이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길을 따라 패스트푸드점으로 향했다. 한번 와해되었다가 다시 돌아온 학원도시는, 기분 탓인지 예전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웃고 있는 것 같았다. 아마 이제는 괜찮을 거라는, 그녀의 무의식이 만들어내는 착가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착각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이 도시가 소년에게 돌을 던지기 위해 만들어졌다고는 하나, 그는 이 도시를 사랑했다. 아마 그가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사랑하여 전부 끌어안았기 때문일 테지만. 그래도 소녀는 바라고 만다. 소년이 여기를 놓지 못하는 이유에, 자신과의 만남도 포함되어 있기를. 그를 마술이라는 깊은 어둠에 빠트린 죄로 참아 물어볼 수는 없었지만. 소망하는 정도라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용서해 주실 테니.

 

 

패스트푸드점은 꽤 붐비고 있었다. 인덱스는 당황하지 않고, 소년에게서 배운 대로 나란히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혼자서 햄버거를 주문하는 것은 확실히 긴장되는 일이었지만, 옆에서 토우마가 하는 것을 똑바로 봐왔으니 문제없었다. 본 것을 그대로 따라 하는 건 그녀에겐 햄버거를 한입에 먹어치우는 것보다 쉬운 일이었으니까.

 

드디어 자신의 차례가 되자 인덱스는 한껏 굶주렸던 배를 부여잡고 활짝 웃으며 주문을 하려 했다. 어떤 남자가 자신을 옆으로 밀치며 카운터에 서기 전까지는.

 

데리야끼 버거 세트 하나에...”

 

.. 손님 뒤에 기다리시던 분이...”

 

뭐야? 주문 안 받아?”

 

잠깐! 거기!”

 

옆에서 앙칼진 목소리가 들리자 남자가 힐끗 옆을 돌아보았다. 새하얀 수녀복에 금실로 자수를 놓은, 어느 캐릭터의 코스프레 같은 차림의 작은 여자애의 녹안이 있는 대로 자신을 째려보는 걸 보자 남자는 코웃음을 쳤다.

 

뭐야, 뭐야? 시스터? 수녀 속성이라기엔 어딘가 좀 신의 축복을 못 받은 것 같은데요?”

 

함부로 사람도 밀치고 제대로 줄도 안 서고!! 여기 사람들이 많이 곤란해하는 게 안 보이는 거야? 시력이 안 좋을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사회적응력도 많이 부족해 보일지도!”

 

수녀가 자신의 말은 가볍게 무시하면서 허리에 손을 얹곤 또박또박 말하자 헛웃음을 치던 남자가 갑자기 정색하더니 그대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작은 게 어디서 건방지게... 시스터-, 여기는 교회가 아니라고? 설교를 하고 싶으면... 저기... 천국에서나 하시지!”

 

남자가 그렇게 외치며 한 손을 위로 뻗자 주변의 의자와 식탁들이 붕 허공으로 떠올라선 그대로 인덱스를 향해 날라 왔다. 질끈. 느껴질 아픔을 대비하여 눈을 감았던 인덱스는 아픔 대신 들려오는 남자의 비명에 살짝 한쪽 눈만 떴다. 날라 오던 의자와 식탁들은 자신의 앞에서 얌전히 땅바닥에 놓여 있었고, 긴 검은 그림자 너머로 누군가가 남자의 팔을 한 손으로 돌려 꺾어버리고 있었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리며 살펴보면 남자의 팔을 꺾은 이는 추기경들이 입는 검은 수단을 입고 있었다. 눈에 띄는 점이라면 붉은색으로 포인트를 준 옷깃과 단추, 허리띠와 곱슬거리며 반짝이는 금발 정도일까. 자신의 인기척에 눈치챘는지,, 그가 고개를 돌려 인덱스를 바라보았다. 파랗고, 빨간. 각각 다른 색의 눈동자가 그녀의 녹안과 마주치자 환하게 휘어 접힌다.

 

아아- 나의 인덱스! 드디어 만났군요.”

 

무언가 감동적인 재회의 순간인 것 같지만, 그는 계속 남자의 팔을 돌려버리고 있는 상태였고 남자는 아예 고통에 기절하곤 입을 벌린 채 거품을 문 상태였다.

 

, 그 사람을 얼른 놔줘!”

 

, 이거 말이죠? , .”

 

, 무슨 구긴 햄버거 포장지를 버리듯이 손에 들린 것을 저쪽의 쓰레기통에 골인 해 버리는

주교(일단은 종교인).

 

“다.. 당신...”

 

... , 아...아! 드디어! 다시 만났어요. 나의 인덱스... 괜찮나요? 저 미생물이 감히 당신에게 제 주제도 모르고 입을 놀릴 때 찾았어야 했는데! 단 몇 분이라도 당신의 귀가 저 짚신벌레 이하에게 오염됐을 걸 생각하면 정말... ,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저 자식의 뒤처리를 하고 오겠습니다. 괜찮아요, 금방 끝날 테니...”...”

 

마구 쏟아지는 맹목적인 시선과 대사에 뭐라 태클을 걸기도 전에, 인덱스는 일단 혀부터 자르고...’ 란 그의 중얼거림에 급하게 그의 소매를 붙잡았다.

 

, 잠깐만! 조금 기다려 봐! 일단 나는 괜찮으니까 저 사람은 그냥 내버려 둬도 될지도...”

 

, 나의 인덱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 그만두죠.”

 

싱긋. 그가 허리를 낮추어 인덱스와 시선을 맞추며 미소 지었다. 선이 고우면서도 또렷한 이목구비, 어렸을 적에 연극을 했다면 극 내용에 상관없이 분명 왕자 역을 했을 것 같은 미모였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에게 상냥한 미소와 목소리는 그에게 왕자 역을 시키기 위해 일부러 연극 대본 하나를 썼을 거란 상상에 신뢰도를 높여주고 있었다.

 

, 이 사람....’

 

검은 주교가 자신에게 한 발짝 다가오자 인덱스는 흠칫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자신을 피하는 수녀에게 놀란 건지 눈을 잠시 크게 뜨고 멈칫한 그는 주변이 소란스러워지자 슬 차가운 눈빛으로 장내를 훑어보았다. 아무래도 인덱스가 남자와 대치할 때 신고했던 저지멘트와 스킬 아웃들이 이제야 온 모양이었다.

 

거기의... 어라?”

 

아마도 중요 참고인이니 같이 가서 조사 좀 받아야겠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은 남학생은 종교인의 복장을 한 둘을 보더니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원래의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와선 자신의 오른쪽 팔의 초록색 완장을 보여주며 그들에게 신분증명을 요구했다.

 

이런... 최대한 조용히 해결하고 싶었습니다만... 저라는 사람이, 오랜만에 당신을 만나 너무 흥분했나 보군요.”

 

! 그가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자 잠시 멍하게 허공을 보던 주변 사람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방금 그들에게 신분증명을 요구했던 남학생은 인덱스 주변에 놓인 의자와 식탁들을 원래대로 정리했으며, 동료인 걸로 보이는 초록색 완장을 친 여학생은 직원에게 이야기를 듣는 듯했다.. 옆에서 들려오는 직원의 말을 살짝 엿들은 내용은 이러했다.

 

, 그러더니 저 남자분이 갑자기 기다리시던 손님 앞에 새치기를 해서는... 제가 줄을 서 달라고 부탁드리니까 갑자기 의자와 식탁들을 허공에 띄워서... 저를 향해 날리시는가 싶더니 바닥에 있던 양상추를 밟고는 그대로 넘어지셔서... , 아마도 저 사람이 식탁을 허공에 띄우다가 떨어진 다른 분들의 햄버거에서 나온 게 아닐까 싶지만요...”

 

사건은 완전히 달라졌다. 아니, 사람들이 기억하는 내용이 약간 달라졌다. 인덱스와 주교만 내용에서 쏙 빠진 채로 편집된 사건은 단순 사고로 금방 척척 해결되는 것처럼 보였다.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라면 그를 보곤 ‘‘심리 계통의 능력자인가?’란 생각을 먼저 하겠지만, 인덱스는 달랐다. 사실, 그의 복장을 보고 먼저 짐작하긴 했었지만.

 

당신, 누구? 마술사? 소속과 이름과 마법명을 대줘야 할지도.”

 

인덱스의 경계하는 눈빛을 본 그는 잠시 애달픈 표정을 지었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듯, 어딘가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듯. 그러나 곧 다시 표표히 미소를 띠우며, 그는 한쪽 무릎을 꿇곤 자신의 검은 가죽 장갑을 벗어 조심스럽게, 마치 성유물을 접하듯 소녀의 손을 잡았다.

갑작스러운 남자의 몸짓에 인덱스는 주춤거렸지만 왠지 모르게 그를 피할 수 없었다. 무슨 마법 같은 게 걸려 있지 않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빛이 그녀를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더없이 사랑스러운 것을 보는,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신을 보는 것 같은, 절망 끝에서 본 마지막 구원자를 바라보는 듯한. 그런 눈빛이. 어째서일까. 그의 양 눈의 빛깔은 정반대였는데도 자신을 바라보는 그 이채만큼은 선명하게 똑같았다.

 

“... 죄송합니다.. 사실은 좀 더 차분한 곳에서 느긋하게 얘기할 생각이었습니다만....”

 

주변은 바쁘게 움직이고 웅성거림에도 그와 인덱스의 곁에는 아무도 다가오지 않았다. 그것이 묘한 고립감을 주어, 인덱스는 마치 그와 자신만이 이 세상에 남겨져 있는 듯한 착각을 받았다.

 

제 이름은... 알런 리비우스.”

 

자신의 이름을 댄 남자는 떨려오는 한숨을 힘겹게 내뱉고는 잡고 있던 소녀의 손을 자신의 달띤 뺨으로 살짝 가져가 대었다. 잡힌 손에서 느껴지는 약간 뜨거운 온도와 부드러운 피부의 감촉에도 인덱스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 남자가, 너무나도 간절히 자신을 응시하고 있어서, 어디에도 가지 말라는 부탁을 그렇게 시선으로 전하고 있는 것만 같아서.

 

소속은 영국 청도교- 필요악의 교회 네세사리우스. 마법명은 līvor777.”

 

마법명을 대라고 말했을 때, 인덱스는 이미 각오한 상태였다. 마술사에게 자신의 마법명을 댄다는 것의 의미를 가장 잘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여기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는 절대 피해가 없도록 하려고 했다.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범위라면, 제 일부를 희생해서라도, 그 소년에게 절대로 피해가 가지 않아야만 하니까.

그러나 자신의 마법명을 밝히는 추기경의 모습은 그녀가 지금껏 기억하는 마법사들과는 많이 달랐다. 자신의 모든 것을 고스란히 자신에게 넘기는 것 같은, 그래. 비유하자면 신에게 제 아들 이삭을 바쳤던 아브라함처럼.

 

인덱스는 그것이 또 묘하고 슬퍼서

 

당신의... 옛날 파트너인 사람입니다.”

 

정작 그가 믿지 못할 말을 했을 때 자연스레 납득하고 말았던 것이다.

 

 

“.....”

 

왜 그러시나요 인덱스? , 혹시 입맛에 맞지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다른 곳으로 가죠. 웨이터! 여기 계산...”

 

, 아니! 먹을 거야! , 아니... 바로 먹겠다는 건 아니고... 으...”...으...”

 

곧바로 말을 바꾼 자신이 부끄러워 인덱스는 양 뺨을 물들이며 고개를 숙였다. 그런 모습이 아주 귀여워 죽겠다는 듯 그녀의 건너편에 앉은 알런이란 남자는 연신 생글거렸다. 그가 포크로 스테이크를 한 점찍어 그녀의 입에 갖다 주자 인덱스는 여전히 망설이는 눈빛으로 고기와 그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괜찮아요. 독 같은 건 들어 있지 않답니다. 방금 제가 하나 먹어 봤잖아요?”

 

“그.. 그건... 입 안에 해독제를 숨겨놨거나 아니면 이미 독을 푸는 주술을 사용했거나... 굳이... 독을 풀지 않고도 독살처럼 보이는 마법은 얼마든지...”

 

꼬르르르륵--

 

무릎에 주먹 쥔 손을 올려놓으며 나름 자신의 의견에 정당성을 피력해보려는 인덱스의 노력은 솔직한 생리현상으로 인해 무너지고 말았다. 이번에는 아예 새빨개질 정도로 얼굴에 열이 오른 그녀를 보곤 알런은 아하하, 소리 내어 웃었다. 자신을 힐끗 째려보는 인덱스의 시선에 웃음은 멈췄지만 입가에 은은히 떠오른 미소는 그대로였다. 이곳에서 그녀의 삐진 표정이 제일 가치 있다는 자신감마저 보이는 얼굴이었다.

 

그가 인덱스를 데리고 간 것은 딱 봐도 고급이라는 걸 알 수 있는 양식 레스토랑이었다. 개인 룸이 따로 배정된 것과 양은 쥐꼬리만큼 주지만 한눈에 봐도 맛있어 보이는 음식으로 봐선 평소 가성비와 질보단 양으로 승부하던 식당만 갔던 인덱스와 삐죽 머리 소년에겐 절대 구경도 못할 곳이었다. 그래서 인덱스는 눈앞의 남자가 더 의심이 갔지만.

 

걱정 마세요. 돈은 제대로 있답니다.”

 

인덱스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알런은 검은 가죽지갑을 꺼내 안에 겹겹이 쌓인 지폐들 중 하나를 꺼내보곤, 지갑과 지폐 둘 다 인덱스에게 넘겼다.

 

외부인이라 머니 카드 발급은 절차가 복잡하더군요. 일단 그 정도면 괜찮겠다 싶었어요. 부족하면 더 환전해오면 되니까요.”

 

지갑 안의 지폐들을 꺼내 촤르륵-- 넘기며 확인하는 인덱스를 알런이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나의 인덱스, 당신이라면 보기만 해도 알 수 있죠? 카미조 토우마란 인간에게서 진짜 학원도시의 지폐를 만지고, 보았을 테니까.”

 

그의 입에서 소년의 이름이 나오자 인덱스는 입술을 꾹 다물곤 눈썹을 부라리며 눈앞의 사내를 노려보았다.

 

, 걱정 말아요. 말했다시피, 나는 그 소년에게는 관심이 없습니다. 물론 영국 청도교와 네세사리우스도요. 왕실이나 다른 곳은 또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렇게 말하는 남자의 낯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 그렇구나. 인덱스는 그제야 이해했다. 이 남자, 가면을 쓰고 있는 거야. 아마도 이게 평소 그가 보이는 바깥 얼굴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자신에게는? 설마 그의 말이 사실인 걸까.. 인덱스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잡념을 떨쳐내려는 듯 가볍게 고개를 휘젓자. 방에 알런의 목소리가 울렸다. 낮고, 조용하게.

 

제가 여기에 온 것은 인덱스, 당신 때문이에요.”

 

아크비숍, 로라 스튜어드가 대악마 코론존이란 사실이 밝혀지자 청도교는 발칵 뒤집혔다.. 어느 소년의 도움으로 일은 일단락되었으나, 문제는 그 후였다. 새로운 아크비숍을 지정해야 하는데 정식적인 절차를 밟기에는 일단 눈앞에 처리해야 할 사항들이 급했다. 그래서 청도교 대주교 총회는 임시로 대주교를 뽑았는데, 그게 바로 알런 리비우스였다.

 

임시라고는 하나 저를 대주교에 올려놓는 걸 반대하는 의견도 많았답니다. 저와 경쟁하던 건 아마쿠사식 크리스트 처교의 그 프리스티스였나... 성인이라 확실히 그녀를 추천하던 이도 많았지만 아무래도 정통성을 중요시하는 집단이니까요.”

 

아침 뉴스거리를 읊듯이 감흥 없는 얼굴로 알런은 말을 이었다.

 

저는 뭐... 그럭저럭 괜찮은 후보였다고 하더군요. 어차피 임시로 세우는 거고, 진짜 대주교는 아마 그들이 입맛대로 다룰 수 있는 이를 뽑겠죠. 안 그래도 전대에서는 이래저래 말이 많았으니까요. 그녀..아니, 이젠 뭐라고 불러야 하나... 전대 대주교는 청도교의 세력을 키워 놓은 대신 일을 너무 자유롭게 하던 경향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 저는 지하에 있었으니 잘 몰랐지만.”

 

피식, 웃으며 그는 스테이크 한 조각을 씹어 삼켰다. 정작 자신의 본래 소속의 이야기를 듣는 인덱스는 아무 말이 없었다. 원하지 않은 소식이었을까? 아니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감 때문이었을까.

 

그렇지만 저도 좋은 후보는 아니었어요. 전과기록이라는 큰 결점이 있었죠. 여태껏 인덱스, 당신을 찾으러 나서지 못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답니다. 나 원, 베들레헴의 별이 나타났을 때에도 지하 감옥에서 일만 시키다니... 아마 일이 심각해졌으면 저는 그대로 땅 밑에서 천국으로 갔을 거예요.”

 

“... 당신의, 뭔데?”

 

궁금한가요?”

 

활짝. 소녀가 드디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자 그가 요살스레 웃었다. 인간의 마음의 빈틈을 발견하고 접근하는 악마처럼. 판도라의 상자 속 조금씩 열리는 빈틈을 발견한 무언가처럼.

 

금서목록의 도난 및 교단 탈주 모의

 

달그락. 포크를 떨어트린 소녀의 얼굴을 보는 남자의 미소가 짙어지고 있었다.

 

 

괜찮아요. 당신에게도 정리할 시간은 필요하겠죠. 나중에 더 자세한 사항과 일정에 대해 말해줄게요. 그땐, 당신의 현재 ’목줄‘’ 목줄‘인 카미조 토우마하고도 이야기를 나눠봐야 되겠지만.’

 

집으로 들어갈 때의 인덱스의 발걸음은 나올 때와는 반대로 힘이 없었다.

 

토우마...’

 

아직은 괜찮아요. 편히, 지금 당신의 눈앞에 놓인 꿈을 즐겨보도록 해요.’

 

주변은 벌써 어둑해져 있었다. 인덱스는 고개를 올려 자신과 소년이 살던 기숙사의 창문을 바라본다. 불이 켜져 있는 걸 보면 소년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

 

하지만 인덱스, 당신은 앞으로 점점 더 청도교의 압박을 받아야 할 거예요.. 예전이야 어찌 되었든 간에, 지금은 금서목록인 당신의 존재가 필수불가결하니까요.’.’

 

인덱스는 자신이 돌아갈 곳은 여기라고 믿었다. 소년과 만났던 장소니까. 자신의 기억이 시작된 자리니까. 자신의 기억이 지켜진 공간이니까. 자신이 소년에게 구원받았던 곳이니까.

 

토우마... 아니었던 걸까? 나는 여전히 토우마의 걸림돌인 걸까?’?’

 

‘이제부터니까요... 인덱스.’

 

이제부터에요. 그러니 아직은 천천히 생각해도 돼요.

 

자신을 옛날 자신의 파트너라고 말했던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황홀하게 웃었다. 크리스마스 선물의 정체를 미리 알고선 기다리는 날을 세어보는 아이 같이. 그렇게, 환상적으로, 금방이라도 사랑을 속삭일 것 같은 미소를 띠우며.